모두의 LIFE 테라스

장장 1년동안 모든 객실의 리모델링을 진행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

재오픈을 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얼리버드로 클럽주니어스위트를 예약해서 갔더랬습니다.

 

사진=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공식 홈페이지 캡쳐

 

 

식음료 쿠폰 이용하기

클럽 주니어스위트는 하루 3회 가량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객실인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라운지 이용이 9시까지로 축소됨에 따라, 객실 예약할 때 받았던 식음료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밤 11시쯤 룸서비스를 이용해보았습니다.

 

5만원짜리 식음료 이용권

 

이번에 리모델링하면서 룸서비스 메뉴 책자가 사라졌습니다.

 

혹시 몰라서 데스크로 전화해서 문의해보니 리모델링하면서 룸서비스용 책자를 모두 없애고 대신에, TV의 호텔 소개 항목을 리모컨으로 조정하다 보면 룸서비스 내용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도전!

 

 

클럽 주니어스위트에는 가벽으로 분리되어 있는 응접실용 공간과 침실 공간이 있는데 양쪽 모두 TV가 부착되어 있어서 좋았는데 욕실 욕조 근처에도 TV를 설치해두었으면 좋았을걸이라는 아쉬움이 조금 있었어요.

 

 

 

 

룸서비스 메뉴 살펴보기

TV로 보는 룸서비스 메뉴들이 한 눈에 안보여서 계속 방향키로 이리저리 돌려보느라 뭘 골라야할지 정말 헷깔렸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또 가면 참고하려고 다 찍어뒀어요.

사실, 룸서비스 메뉴를 TV에서 찾는 것도 조금 번거롭고 어려워서 살짝 후두엽이 저렸다는 점.

 

 

1. 조식 메뉴들

조식 메뉴는 세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총 5가지 세트 중에 고를 수 있어요. 한국식 조식 세트가 제일 비쌌어요. 

거의 1인에 5만원 정도되네요.

 

어차피 우리는 라운지에서 조식을 먹을 것이므로 이 부분은 패스~.

 

 

 

 

2. 아침 메뉴들

그 다음은, 아침에 시킬 수 있는 메뉴들로 15개 메뉴가 제공되는데, 맨 밑에 '계란찜과 죽'이 3만~4.5만원하는 거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

 

 

 

3. 24시간 메뉴들

이 다음은, 하루종일(24시간) 중 시킬 수 있는 메뉴들.

에피타이저와 메인 요리로 구분이 되는데, 에피타이저 7가지와 메인 요리 19가지로 나오더라구요.

 

제일 비싼 건 7.5만짜리 양갈비 구이, 제일 싼 건 2.3만짜리 치킨 수프. 

 

 

 

 

 

 

4. 디저트류

그 다음은 디저트 7종으로, 제일 비싼 건 생과일 주스 1잔에 1.9만원, 제일 싼건 우유 1잔에 1.3만원.

 

1층에 내려가면 GS25가 있는데 막강한 경쟁자가 있는대도 우유를 1.3만원이나 하는 건 어쩌지.. 뉴질랜드 목초지의 건강한 유기농 풀을 뜯고 자란 양의 젖을 당일특급으로 DHL해서 아주 신선하게 제공하는 것인지 모를 가격이었어요.

 

 

 

 

5. 비건

육류를 선호하지 않는 투숙객을 위한 비건식이 4종류있었어요.

제일 싼 건 2.3만원짜리 야채 수프인데 금가루를 넣은 건지 뭔지 아무튼 뭐든 룸서비스는 비싸네요.

 

 

 

6. 스낵

스낵류는 와인이나 맥주 안주로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었어요.

나중에 말하겠지만, 우리는 피쉬앤칩스 같은 것을 시켰어야 했다는 후회 중.. 하아..

 

 

 

 

 

7. 커피와 차

어제인가 어떤 통계 뉴스를 봤는데 아시아에 있는 모든 도시의 호텔들에서 판매하고 있는 커피 가격 중 가장 비싼게 서울이었다는 기사를 읽고 불연듯 떠오른 국내 호텔의 후덜덜한 커피가격.

 

자, 아메리카노 1.4만원 되시겠고요. 카모마일차 1.8만원 되시겠습니다.

티 종류는 객실에 제공되는 티백을 먹어도 되는데 67번의 경우는 뭔가 극강의 허세를 느껴보고 싶을 때 시키면 될 것 같은 메뉴였어요.

 

 

 

8. 어린이 메뉴

룸서비스 요리 중 마지막은 어린이 메뉴로, 메뉴 이름 자체는 어른들의 것과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타이틀이 '어린이 메뉴'이기 때문에 어쩐지 총 중량을 절반으로 줄인 메뉴가 나올 것 같은 예감이었어요.

 

위에서 어른들의 우유는 1.3만원이었는데, 어린이들의 우유는 9천원. 조금 아리송한데 어린이 메뉴의 경우에는 총 중량을 같이 표기해주었으면 더욱 비교하기 편리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9. 술

룸서비스 전체의 마지막으로 샴페인과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맥주같은 주류들이 있었어요.

가격은 뭐랄까 그냥 메뉴만 봐도 이미 술을 먹은 듯한 기분이랄까.

 

소믈리에 추천 와인 리스트라고 해서 쭉 여러가지 언어로 되어 있는 샴페인과 와인, 글래스 주류들이 나오고요.

 

 

 

 

 

여기서부터는 위스키나 보드카 종류들.

 

 

 

 

여기부터는 칵테일들인데, 클럽 객실의 경우에는 라운지에서 칵테일을 제조해주니까 차라리 칵테일을 먹고 싶을 경우에는 라운지에서 들이붓고 나오는게 이득이라죠.

 

 

대망의 마지막 아이들, 맥주와 콜라, 물. 이렇게 끝!

 

 

 

그래서 우리가 시킨 것은 무엇인가?

 

이게 무어냐면, 라운지에서 계속 먹은게 양식이기 때문에 속을 달래고자 시킨 한식!!

 

4.9만원짜리 37번 돼지고기 김치찌개와 불고기 메뉴, 그리고 6.8만원짜리 38번 소갈비 구이와 미역국 메뉴 되시겠습니다.

 

이렇게 테이블 통째로 객실에 들어오는데, 메인 메뉴들은 테이블 밑의 온장고로 들어와서 객실에 도착하면, 직원 분이 온장고에서 음식들을 꺼내주십니다.

 

이렇게 총 11.7만원짜리 룸서비스가 등장하였는데, 정말 뒤통수 제대로 얻어맞은 느낌이 뭐냐면, 가격 대비 음식의 상태가 매우 별로x별로x별로였어요.

 

우선 모든 반찬의 간이 무맛이라는 점이 첫번째 충격이었어요.

 

무맛이라 함은, '반찬이 왜이렇게 맛없어! 으엑!!' 이라는 개념이 아닌 정말 아무런 맛을 느낄 수 없는 그야말로 無맛이었어요. 

 

뭐지.. 이 신박한 아무런 맛이 나지 않는 반찬의 향연은? 이라고 생각할 때 쯤,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살펴보게 되었어요.

 

 

우선, 돼지고기 김치찌개의 경우, 돼지고기 조각이 4개 들어있고, 두부 조각이 그러니까 저 두부가 새끼 손톱만한게 6개인가 들었는데 이게 제일 어이없는게 뭐냐면!!

 

다음날 아침에 라운지에서 조식을 먹는데 똑같은 돼지고기 김치찌개가 나왔고 거기에는 엄청 큰 돼지고기 조각들과 숟가락만한 두부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었더랬죠.

 

아침부터 배신감 느낀 불운의 메뉴였어요.

 

 

 

 

충격의 두번째 메뉴인 6.8만원짜리 소갈비 구이.

 

두 눈이 보고 있는 이 아이가 정녕 6.8만원짜리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가라는 의심이 진실이 되는 순간은 바로 한 입 베어 물었을 때의 그 느낌을 느꼈을 때였어요.

 

모든 고기의 조각들이 마치 이것은 고무인가? 밀짚인가? 나는 무엇을 씹고 있는 것인가? 김치찌개는 식음료쿠폰을 사용한다고 쳐도 이 아이는 내 돈을 내고 먹는 것인데, 6.8만원이나 지불해서 내가 왜 고기조각을 모두 씹다가 십히지 아니하여 다 밷어야 하는것인가라는 자괴감을 한시간 내내 느끼고야 말았어요.

 

또하나의 충격이 이어지고 마는데..

 

 

소갈비 구이와 같이 세트인 미역국. 이 아이는 뭐가 문제냐면 원래 예상했던 미역국의 형태는 6.8만원짜리니까 고기도 솔찬히 들어있고 야들야들한 미역이 풍성하게 들어있어서 밥한숟가락과 미역국 한숙가락이면 배가 정말 부르겠지? 라는 것이었는데..

 

대반전!

 

엄지손톱만한 소고기 조각 하나와, 밍밍한 미역국이라는 점이 진짜, 모든 것이 아름답고 좋았던 이번 숙박에서 커다랗고 거대하고 엄청난 오점을 남긴 가장 후회스러운 경험 그 한가지로 남았어요.

 

 

 

 

결국엔?

11.7만원어치 룸서비스를 시켜서 먹을 수 있던 건, 하얀 쌀밥과 함께 반찬으로 나온 저 메추리알 장조림 밖에 없었다는 현실은 그나마 라운지에서 배를 조금이나마 채웠기에 망정이지 테이블 다 엎고 GS25 달려가서 컵라면 사먹으려던 걸 겨우 진정시킨 최악의 사건이었어요.

 

저는 그 어떤 악의도 없이 솔직하게 쓰는 후기이기 때문에 제발 절대 룸서비스를 시키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제발 절대로 37번과 38번을 빼고 도전해주세요.

 

이건 절대로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 하시면 안되는 일생의 저와의 약속이에요.

저는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들고 머리채를 잡아서라도 말리겠습니다.

 

그런데 과연 37번과 38번의 상태가 저지경인데 다른 메뉴들이 정상적인 개념으로 제공이 될지 의문의 의문이 들므로, 절대적으로 '아 나는 오늘 돈을 마구 그냥 아무렇게나 쓰고 싶다' 라고 생각이 들 때 시키세요.

 

그나마 이번 숙박에서 룸서비스 외에는 호텔의 모든 직원들과, 모든 서비스와 분위기와 객실 컨디션은 최상이었어요. 단지 룸서비스가 난장판이라는 것만 빼면 이번 리모델링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최고의 호텔 경험 중에 하나였어요.

 

다시 투숙한다면, 이번에는 클럽 코너 스위트에 투숙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룸서비스는 생각도 하지 않을래요.

 

 

 

- 끝 -

이 글을 공유합시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